기준금리 4연속 '동결'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과 4,5월에 이어서 이번에 4번째 동결 행보이다. 한국의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데다, 하반기의 경기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더디고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급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등 금융불안이 지속되면서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반기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 중 하나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행보가 막바지에 달했다는 점도 금리인상 종료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었으며, 경기부양을 위해서 금리인하 시점을 조율할 시기가 임박했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의 주요 근거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주요 근거로는 경기·금융불안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 해 실질 국내총생산인 GDP성장률은 기존 1.6%에서 1.4%로 0.2%P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 5월말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소비회복세가 둔화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0.2%p 낮춘 1.4%로 제시한 바있다.
글로벌 경기둔화 여파가 계속되고 중국의 경제회복도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성장률 눈높이는 계속 낮춰지고 있다. 또한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의 경색가능성과 부동산 PT·제2금융권의 불안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우스려스럽다.
한국은행의 예상대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점도 금리동결의 배경이 됬다.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7%로 21년 9월 이후 21개월 만에 2%대로 복귀하며 물가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물가둔화 소식도 추가금리인상의 부담을 덜어준 요인이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인 CPI는 전년 같은달 대비 3.0%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인 3.1%를 밑돌았다. 이는 21년 3월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이다.
CPI
미국소비자물가지수를 나타내는 말인 CPI는 미국 고용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서 매월 발표하는 지수로써, 미국 전체 및 세부지역별로 소비재 및 서비스시장에 대해서 도시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의 시간경과에 따른 평균변화를 측정한 것이다. 소비자 물가지수가 상승할 경우에 가계의 실질임금은 감소한다는 의미로, 인플레이션의 변동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수로 판단할 수 있다.
[출처] https://www.bls.gov/cpi/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8월 이후에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며,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가계부채의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한·미 금리차 2.0%P로 역대 최대치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미국(4.75-5.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역대최대치인 1.75%P를 유지하게 됬다. 오는 2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25%P 더 올리게 되면 한·미 간의 금리 차는 2.0%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같은 역전폭은 전례가 없었던 만큼 외국인 자금유출로 인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는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사상 최대수준으로 벌어진 한·미간 금리차이에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진입을 시도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며 급격한 자금유출이나 원화가치 하락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고려대 경제학과 강성진 교수는 'Fed가 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면 금리격차가 더 벌어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우려가 있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않으니 한국은행이 그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동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에는 결국 물가가 가장 큰 변수이지만,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가지 않는 한 당분간 동결상태를 유지하다가 Fed가 금리인하를 시작하면 한국은행도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리인하 임박?
물가급등세가 한풀 꺾이면서 시장에서는 Fed가 7월 금리인상을 마지막으로 긴축행보를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연세대 경제학부 김정식 교수는 '미국의 근원 물가상승세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하면서 7월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Fed가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한국도 추가 금리인상의 부담을 던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반년 째 금리동결에 나서면서 이르면 올해 말 금리인하 시기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중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기대에 훨씬 못미치면서 수출과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경기부양을 위해서 한국은행이 4분기부터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자료출처]
아시아경제 서소정·문제원 기자 '한은, 기준금리 또 3.5%로 동결···금리인하 임박하나'기사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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